화장실을 가거나 담배를 피우려 교육장 문을 나가야 할 때마다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해야 합니다. 얼굴이 일그러질 만큼 고함을 치지 않으면 계속 다시 해야 합니다.
회사와 나의 성공을 위한 혁신 리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교육일거라고 겁을 주고는 이상한 동작과 구호를 연신 외치고, 회사에 돌아가면 어떻게 변할 거냐고 끊임없이 묻고 써내라고 합니다. 여러 회사에서 모인 사람들은 느닷없는 이등병 취급에 당황스럽지만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고를 받으면 퇴소 조치가 되고 혁신 의지가 없는 직원이라고 이야기를 하겠다는 교관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3박4일 합숙일정의 마지막 밤은 3보1배랍니다.
절실한 요구가 한 걸음 한 걸음… 너무나 엄숙한 기도와 처절한 저항이라고 생각했던 3보1배를 말입니다. 2시간여 3보1배를 하기 앞서 명상의 시간을 갖습니다. 명상의 글은 2003년 새만금 간척을 반대하며 새만금 갯벌에서 서울까지 3보1배를 떠나는 문규현 신부님의 편지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저는 온 힘을 다하여 삼보 일배의 여정을 끝까지 갈 것입니다. 기어서라도 가겠습니다. 살고자 하는 이는 죽고, 제 목숨을 버리고자 하는 이는 산다고 했습니다…
교관은 특히 이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 답니다. 회사에서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냐며 나와 가족과 회사를 생각하며 3번을 걷고 1번을 절하라고 합니다.
씁쓸하기만 합니다.
생명과 평화에 대한 몰이해가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갈수록 팍팍하기 만한 세상에서 이런 시간을 통해 나와 가족을 생각하고 생존 경쟁을 확인해야 하는 현실이 그렇습니다.
회사에 돌아가면 70만원씩이나 들인 교육을 통해 뭘 얻었냐고 물어볼 일이 걱정입니다.
글 | 몽상 (회사원. 다산인권센터 회원)_
다산인권센터 웹진 3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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