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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진실의 꽃으로 살아나라!

노동/인권/복지 | 2009/10/07 11:44 | Posted by 미디어수원
겨울... 봄, 여름... 그리고 다시 가을.

사계절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꽁꽁 얼어있는 냉동고 안에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망자를 묻기 위한 산자의 싸움이 사계절을 지날지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1월 20일, 용산 남일당. 더 이상 발붙일 땅이 없어 하늘 끝 망루로 올라간 철거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생존권을 요구하던 이들을 도심테러범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절규가 그들에겐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은 ‘도심테러범’의 자식이라고 낙인찍히고 살인자들은 거리를 활보하면서 희생자들은 감방에 갇혀있는 거꾸로 된 세상이 원망스럽습니다.

5명의 소중한 생명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는데도 개발 이익에 눈이 먼 땅 부자들과 건설재벌들은 여전히 어딘가를 파헤치고 힘없는 철거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747 공약과 뉴타운 공약으로 국회를 석권한 정부 여당은 막개발 정책을 밀어붙이고, 세입자들은 자기가 살고 있었던 곳보다 열악한 곳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진실이 탄로 날 것을 두려워한 이 정권은 자신의 꼭두각시 검찰을 앞세워 ‘경찰 무죄, 철거민 유죄’라는 희대의 사기극을 꾸몄습니다. 그리고 수사기록 3천 쪽을 꽁꽁 감추며 진실을 은폐, 왜곡하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마저 ‘야만적 처사’로 규정한 ‘경찰의 난폭진압’에 대해 정부가 하등의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철거민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주범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것을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대통령, 정부, 여당, 서울시, 용산구, 검찰, 경찰, 시공사와 용역, 조합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면, 이제 주권자인 우리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의 책임자들에 대해 정당한 심판을 내려야 합니다.

10월 18일 오후 1시(장소는 아직 미정인데요. 정치적인 부담을 이유로 장소 대여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용산국민법정은 반드시 열립니다.) 그들을 심판하는 용산국민법정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용산 국민법정은 검찰의 방해로 무산된 ‘국민참여재판’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국민이 기소하고,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여 구성하는 국민법정…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의 가해자들이 법정에 나오도록 소환하는 일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형사책임만을 묻는 재판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구조적으로 침해되는 주거권의 현실을 짚어내고, 그 책임도 추궁하기 위해서 국제인권조약도 원용할 것입니다. 미리 짜인 결론을 놓고 벌이는 모의재판이 아니라 국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그 결과를 배심원들이 평결하고,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재판부가 판결할 것입니다. 판결문은 각 피고인과 관련 기관들에게도 발송하여 우리의 문제의식이 전달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심판자가 되어 주십시오. 검찰의 편파 왜곡 수사를 바로잡아 주세요.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의 근본적 원인인 개발 정책과 잘못된 법 제도를 바꿔 나갔으면 합니다. 주권자인 국민이 나서서 정의를 바로 세웠으면 합니다. ‘용산, 진실의 꽃으로 피어나라!’는 구호를 국민법정으로 실현해 갔으면 합니다.

용산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용산참사 현장에서는 매일매일 고인들의 뜻을 기리는 추모미사가 이어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유가족 분들은 추석 전에 장례를 치르게끔 전국 순회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호소하고 있습니다. 외면하지 맙시다. 불편한 정의를 외면하는 것은 곧 나의 양심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고인들이 평안히 떠날 수 있게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뭐든지 좋습니다. 용산현장을 찾아주셔도, 용산 유가족 분들에게 힘내라는 따뜻한 편지한통도,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 것도, 용산국민법정에 기소인이 되어주셔도 좋습니다. 용산에 대한 여러분의 마음만 담겨있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한 시사 잡지에서 본 만화의 일부내용을 말씀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인간의 법정이 정의를 관속에 넣고 못 박아 버려도, 역사의 법정에서는 정의가 승소한다고 합니다. 때로는 역사의 법정까지 가지 않아도 의인들의 노력으로 인간의 법정에서 정의가 다시 회복되기도 합니다. - by 급시니스트

■ 글 : 메달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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