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동네 커피집에서 있었던 한 손님이 친구와 한 전화통화 내용이다.
................나? 지금 우리동네 커피집에 있어. (그러니까 그게 어디냐고) 우리동네 커피집이라니까. (거기가 어디냐고) 아주대 앞에 있는 우리동네 커피집이야
위와 같은 내용의 전화통화를 가끔씩 듣게 되는데, 바로 ‘우리동네’라는 이름 때문이 아닌가 한다. 누구에게나 ‘우리동네’가 있을 것이다. 내가 터를 잡고 생활하며 살아가는 곳.
우리동네는 중증 정신 장애인들의 지역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생겨난 곳이며, 사회적기업을 지향하고 있어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중증 정신장애인이라고 하면 아마도 많은 이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방송매체 등을 통해 우리에게 각인된 부정적인 이미지들 말이다. 물론 그 이미지가 모두 다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와는 다르게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비록 정신과적인 어려움이 있어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또 일하는데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지만, 누구보다도 재활의 의지를 가지고 땀 흘리고 있다.
2007년 9월, 곡반정동에 개업한 편의점을 시작으로 우리동네는 지금까지 달려왔다.
우리동네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이어서 (주)우리동네, 후원조직, 그리고 공부공동체까지 쉼없이 말이다. 정신과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 수원에서, 우리동네에서 함께 일하며 살아가려면 어떤 일이 좋을까를 우리동네 사람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시작한 일이 바로 운동화빨래방, 커피집 그리고 세탁소이다.
작년 12월에 우리동네 운동화빨래방을 권선동에 처음 열었고, 뒤이어 송죽동에서 또 하나의 점포가 생겼다. 그곳에 간 더러워진 운동화는 얼마 후 새신이 되었다. 성실함과 꼼꼼함을 가진 빨래방 직원들의 장점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얼마 전에 오픈한 세탁소는 넓디넓다. 여러 대의 세탁 기계와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까지 갖춘 곳이다. 세탁소는 항상 북적거린다. 많을 때는 15명이 넘는 직원들이 다림질을 하고, 빨래를 개며 드라이크리닝 기계를 돌린다. 또한 세탁업계에서 수십년 일하신 기사님에게 직원들은 지금도 세탁기술을 전수 받으며 땀을 흘리고 있다.
우리동네 커피집은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1월에 문을 열었다.
2009. 1. 6. 화요일 우리동네 커피집 첫 수입 들어온날 입니다. ^^
커피집을 통해서 수원 지역의 여러 사람들이 모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정신건강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 시민단체들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고 함께 사는 많은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먼저 제안했던 것이 바로 큰 테이블이다. 실제로 큰 테이블에서는 여러 가지 모임과 회의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여러 단체의 소식지와 후원 저금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커피집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신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커피집 책장에는 관련된 책과 만화책을 비롯하여 수원과 인근 지역에서 있는 정신건강행사에 대한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와 함께 휴식을 전해줄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며 지금도 고민하며 만들어가고 있다. 질 높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직접 로스팅도 하고, 정성껏 커피를 내린다.
우리동네에는 철학이 있다.
Community Model and Hope
첫째는 Live together, 더불어 살아가기이다.
둘째는 Work together, 함께 일하기이다.
셋째는 Share together, 함께 나누기이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중증 정신 장애인들이 우리동네에 와서 일하면서 함께 나누며 살아갈 것이다. 물론 여느 직장처럼 부딪히기도 하고, 어려운 일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함께 일하고 나누면서 이 지역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수원의, 또 우리동네의 주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우리동네 사람들은 머리를 쥐어짜면서 노력할 것이다. 부디 이 일이 잘 뿌리내려서 정신과적인 어려움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글 : 이봉임/다산인권센터 벗바리 (다산인권센터 회원소식지 '몸살'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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